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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제일 명당자리
하동 세계 차(茶) 엑스포 폐막 이틀 전 천왕봉을 올라야만 했다. 요즘 천왕봉 새벽 산행은 너무 힘들어 자신감이 없다.
그래서 대피소 예약을 하려고 하니 요즘 산행 성수기라 평일인데도 장터목 산장은 예약이 안 되고 세석대피소는 곰 출현으로
통제고 로터리 대피소는 예약은 되는데 하산길이 마땅치 않고 고민 끝에 비상 카드를 사용하기로 한다.
15년 전부터 천왕봉 중봉 반야봉 3곳에는 텐트와 비닐 침낭 깔판을 하나씩 숨겨 놓고 다녔다. 비싼 것은 아니다 바람이나 비만 피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은 불법이지만 산행하는 사람치고 불법하지 않은 자가 누가 있겠는가.
특히 진사들 불법 사진 아니면 한 장도 담지 못할 거다. 국립공원 공모전에 불법 사진은 제외다고 하지만 100%로 불법 사진이 대상을
차지 어쩌면 국공 도 불법을 묵인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글은 처음 쓰다 보니 국공에서 제 페북을 수시로 감시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또 이 포스팅 내려 주십시오 연락이 오겠지.
천왕봉 텐트는 늘 불안하다 잘 못 감추어 놓으면 국공이 찾아 회수해 버리고 어려운 곳에 숨겨두면 반달곰이 훔쳐 가버리기 때문,
천왕봉 텐트는 반달곰한테 3번을 털렸다. 곰이 가지고 가는 것은 바닥 깔판이나 침낭을 가지고 가버린다.
그래서 이번에도 1년에 한 번쯤 사용하는 비상 텐트라 좀 불안하다 곰이 손을 댔으면 큰일이다. 비 온 뒤라 날씨가 추우므로 그래서 비상
침낭과 깔판은 하나 가지고 간다.
이렇다 보니 배낭 무게가 20kg 넘어버린다. 참으로 무겁다. 어렵게 천왕봉에 도착 불안한 마음으로 장비 숨겨둔 곳을 갔더니 곰이 이번에는
텐트를 가지고 가버렸다.
낭패다 오후 늦게 천왕봉에 올랐기에 아무도 없다. 그런데 어떤 여인이 한 사람 나타나서 이 시간에 어찌 이곳에 ㅎ 비박을 하려고 하니 숨겨둔
텐트를 곰이 가지고 가버려 바위 밑에서 하룻밤을 새워야 하는데 추워서 걱정입니다.
여인은 장터목대피소에 예약하고 일몰을 보기 위해 천왕봉에 올랐다고 한다. 잠시 후 내려간단다. 그러면서 저녁 9시면 대피소 불을 끄니 슬쩍
들여와 잠을 자면 된다고 가르쳐 준다.
이런 것을 아는 거로 보아 보통 여성이 아닌 것 같다.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대피소 직원들이 저를 다 아는데 괜히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고 혼자
이곳에서 밤을 새워 보겠다고 고마움으로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혹시나 그래도 어떤 사항이 버려질지 몰라 연락처를 메모하고 급한 일이 생기면 연락드릴 테니 그리 아시라 하고 헤어진다.
이제는 혼자다 천왕봉 밤의 찬 기운이 밀려온다, 급할 때 가끔 한 번씩 잠을 청하는 바위 밑을 보니 비가 와서 그런지 물기 때문에 안 되겠다 싶어
주위를 살피니 마침 천왕봉 공사를 위해 자재를 덮어 놓은 갑바가 보인다.
잘 됐다 싶어 갑바를, 떠 떨고 보니 이곳이 명당 천왕봉 호텔이다, ㅎㅎㅎ 잠은 잘 잤지만, 뒷날은 꽝 고생은 했지만, 어찌하겠니? 마고 할미가
허락지, 앉으니.
이것으로 올해 봄 천왕봉은 넘기고 내년을 또 기다려 보며 이게 사진가의 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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